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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부해서 돈 좀 벌자

개미5년, 세후55억 / 스윙트레이더 성현우 지음

by 현지윤 2024. 6. 10.

 

 

1. 마이너스 3억에서 55억 자산가가 되다 

서른아홉 살 정신없이 달려온 내 인생에서 무엇을 가졌는지 돌아보았다. 결혼은 했지만 수중에 돈이 없어 전세대출 2억으로 얻은 안양의 20년 된 아파트와 마이너스통장 대출 1억을 더해 총3억 원 그리고 9년의 시간을 들여 취득한 소아과 전문의 자격증이 전부였다. 자산은 커녕 빚만 가득이었고 한숨이 절로 나왔다. 게다가 아내는 둘째까지 임신한 상황이라 가장으로서 어깨가 무거울 수밖에 없었다. 레지던트 시절에는 전문의 자격증만 따면 꽃길이 펼쳐질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막상 전문의를 따고 느낀 점은 인생이 그리 호락호락하지 않다는 좌절과 박탈감이었다. 내가 이런 말을 하면 의사가 배부른 소리나 한다고 생각할 수 있다. 직업이 의사니까 먹고 살 걱정은 안 할 줄 알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 이대로 간다면 평생 내 집 마련은 불가능해 보였고, 빚 갚다 세월이 다 지나고 그 사이에 집값은 더 올라가 있을 것이란 생각이 들었다. 이대로는 안 되겠다, 뭐라도 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생각한 것이 주식투자였고 주식 말고는 답이 없다는 절박한 심정으로 투자를 시작한 지 5년이 흘렀다. 불과 5년 전 전세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대출을 합쳐 마이너스3억에서 출발했지만, 2021년 늦여름 서울 강남의 대출 없이 국민평수 아파트의 주인이 됐다. 그리고 이제 더 이상 환자 수나 진료 수익에 일희일비하지 않을 정도의 자산도 일구었다. 나는 매일 진료를 봐야 하는 상황에 맞는 나만의 투자법을 오랜 시행착오 끝에 완성할 수 있었다. 나의 지난 5년간의 주식투자 경험 노하우 기록이 주식투자로 미래를 꿈꾸는 대한민국 가장들의 무거운 어깨를 조금이나마 가볍게 해주는 하나의 방법론이 되기를 바란다.

 

2. 투자 고전에서 답을 얻다

투자를 시작한 후 처음 3년 동안 1년에 30권 이상 거의 100권에 달하는 주식책을 틈날 때마다 읽었다. 내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이 있다면 앙드레 코스톨라니의 돈 뜨겁게 사랑하고 차갑게 다루어라이다. 이 책은 지금도 내가 힘들 때 매매가 꼬일 때마다 책장에서 꺼내 다시 읽는 투자의 고전이다. 이 책에서 가장 유명한 이야기는 코스톨라니의 달걀투자 모형일 것이다. 

코스톨라니 달걀 모형의 핵심 이야기는 이렇다. 세상 모든 것에는 사이클이 있고, 주식은 아무도 관심을 가지지 않을 때 용기를 내어 매수할 수 있는 소신과 남들이 흥분할 때 던질 수 있는 자기 절제를 갖춘 자만이 살아남는다. 주식에 뛰어든 개미들의 계좌 중 95%가 마이너스인 반면, 수익이 난 계좌는 5%에 불과하다는 말이 있다. 사실 세상의 모든 투자의 기본은 싸게 사서 비싸게 파는 것이다.

 

어떨 때가 쌀까? 두려움과 공포가 가득할 때다. 그렇다면 어떨 때 비쌀까? 시장에 탐욕이 가득 차 있을 때다. 성공한 투자가는 공포와 마주하고 탐욕과 이별할 줄 아는 사람이지만 그것은 인간 본성에 어긋나는 일이기에 매우 극소수의 사람들만 성공한 투자자로 남는다.

 

나의 주식 투자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또 있다. 홈마 무네이사의 거래의 신 홈마 무네이사 평전이다. 300년 전인 18세기에 그는 주식이 바닥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삼천 주식이 고점에서 어떻게 움직이는지 삼산을 통찰했다. 무려 300년 전 그가 설명한 삼천과 삼산의 개념은 지금도 시장에서 적용이 된다.

 

기술이 발달하고 세상이 바뀌었다고 해도 시세를 만드는 사람들의 심리는 예나 지금이나 변한 게 없기 때문이다. 거래 형태만 바뀌었을 뿐 본질은 변하지 않았다. 다음은 투자에 실패한 홈마 무네이사가 절에 들어가 빈둥대며 쉴 때 스님과 나눈 대화이다. 자네 누워서 무엇을 하고 있나? 달리 할 일도 없고 해서 그냥 누워있습니다. 이리 와보게 저기 저 깃발이 보이는가? 스님은 손으로 담 너머 펄럭이는 깃발을 가리켰다. 예 자네는 저 깃발이 왜 흔들린다고 생각하는가? 바람이 불어대니 흔들리는 거지요. 저 깃발이 흔들리는 건 자네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네. 스님의 이야기에 홈마 무네이사는 망치로 머리를 얻어맞은 듯 충격에 빠졌고 큰 깨달음을 얻었다. 이후 그는 단 한 번도 잃지 않고 큰 부를 이뤄 거래의 신이라는 별명까지 얻었다. 홈마 무네이사를 만난 후 나는 가격이나 흔들리는 시세를 보기보다는 내 마음 상태와 시장 조성자들의 마음을 읽어내려고 노력했다. 저 깃발이 흔들리는 건 자네 마음이 흔들리기 때문이라는 이 말의 진정한 뜻을 깨닫기까지 3년쯤 걸린 것 같다. 흔들리는 시세에 내 마음도 흔들린다면 주식에서 성공할 수 없다. 투자의 고전반열에 오른 책들은 다 그만한 이유가 있다. 

이런 책들을 손이 가는 대로 읽으며 매매하다 보면 자연스럽게 나의 스타일이 만들어진다. 주식 투자에 왕도는 없다. 나의 매매 스타일이 천하의 워런 버핏의 매매법과 안 맞으면 소용이 없다. 나 역시 초보 시절에 이것저것 많이 시도해 보았다. 단타도 해보고 종가 배팅, 시초가 베팅 등 두루 경험해봤지만 결과는 신통치 않았다. 그렇게 약 1년 넘게 시행착오를 겪었다. 본업이 있는 필자의 라이프 스타일과 가장 잘 맞는 매매법은 스윙 투자였다. 의사가 본업인 나와 잘 맞는 투자 스타일을 오랜시간 고민을 했고 3가지 조건에 부합한 나만의 매매법을 찾게 되었다. 

3. 나에게 맞는 시간 프레임

보통 1달에서 2달, 길면 6개월 안에 승부를 보는 SWING 투자에 적합하다.

 

4. 나에게 맞는 종목 선정

시장 주도주, 관심주, 턴어라운드주 등이 적합하다.

 

5. 나에게 맞는 수량과 종목의 수

한 종목의 집중 투자가 위에 3가지 조건을 취합하니 결론이 나왔다. 한 번에 한 놈만 골라 작정하고 패기로 했다. 이 매매 스타일을 갖추기까지는 2년쯤 걸린 것 같다. 나이가 들면 자신의 약점을 보완하기보다는 자신의 강점을 살려야 성공한다고들 말한다. 약점을 커버하려면 많은 시간이 들 것이 뻔한데, 장점 살리기에도 시간이 모자라다. 투자자마다 성향이 있고 그런 성향에 맞추어 자신의 장점을 살리는 것이 투자성공으로 가는 주식도 투자자마다 스타일이 다르다. 따라서 자신에게 잘 맞는 수익이 나는 매매법 찾기부터 만들어야 한다. 매매스타일 찾기는 남이 아닌 자신이 직접 해보면서 완성해 가는 것이다. 자신에게 어울리지 않는 옷을 입으면 내내 신경이 쓰이고 불편할 뿐이다. 우선 자신에게 어울리는 옷이 무엇인지 여러 경험을 하면서 찾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춤을 잘 추는 법만 공부를 하고 정작 춤 연습을 안 한다면 백날 지식을 읽어봐야 도움이 안 된다. 

주식에서 가장 큰 스승은 매일매일 변하는 시장이다. 책이나 이론은 그냥 참고 자료일 뿐이다. 소액이라도 투자 실전 경험을 많이 쌓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실전에서 지지 않는 투자를 반복해 나의 스타일로 만들어야 한다. 돈에도 성격이 있다. 돈이라도 다 같은 돈이 아니다. 인내심이 없는 돈은 인내심 있는 돈을 이기지 못한다.

 

6. 주식은 기다림

때로는 오랜 기다림이 뒤따라야 한다. 외국인들이나 기관들이 개미를 이기는 이유는 그들의 돈이 개미의 돈보다 인내심이 많기 때문이다. 투자와 투기의 차이 주식을 하다 보면 안정적인 수익을 원하는 투자자들을 많이 본다. 그런데 리스크는 하나도 감당하지 않고 돈만 많이 벌고 싶어 한다. 미안하지만 세상에 그런 투자는 없다. 솔직히 주식에 돈을 넣는 것 자체가 이미 리스크다. 다만 종목에 따라 리스크 크기가 다르고 사람에 따라 리스크를 감당하는 그릇이 다를 뿐이다. 나는 큰 위험이 아니라고 판단을 해도 누군가는 마치 세상이 당장 끝날 것처럼 호들갑을 떨기도 한다. 똑같은 주식에 투자를 해도 누군가는 10% 수익을 누군가는 30%의 수익을 챙긴다. 어떤 이는 욕심을 더 부려 50%를 먹으려다 본전도 못 찾고 마이너스 계좌를 만들기도 한다. 만약 여러분이 투자를 하면서 어느 순간 너무 무리한다는 생각이 조금이라도 든다면 자신에게 이렇게 물을 필요가 있다. 잘 될 때가 아닌, 안 되었을 때 리스크를 얼마나 감당할 수 있을까? 

우리가 주식 투자를 하면서 명심해야 할 것은 스스로 기꺼이 감당할 수 있는 리스크의 크기를 인지하는 것이다. 주식은 당연히 리스크가 뒤따른다. 리스크를 안고 시작하는 게임이다. 리스크를 스스로 감당할 수 있다면 투자가 되고 내가 무너졌을 때 이를 감당할 수 없다면 투기라고 생각한다. 그것이 내가 생각하는 투자와 투기의 기준이다. 나도 수없이 실패하고 무너지기를 반복했다. 그럴 때마다 다시 일어설 수 있었던 것은 내가 감당할 수 없다고 판단이 되면 금액이 크고 고통스럽더라도 과감히 손절한 후 다시 시작했기 때문이다. 잘나갈 때 잘 나가는 건 누구나 한다. 그러나 어렵고 힘들 때 어떻게 행동하는지, 졌을 때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면 앞으로 그 사람의 인생과 운이 어느 쪽으로 흘러갈지 대략 알 수 있다.

내가 미국 유학 시절 테니스를 배울 때 코치 선생님이 들려준 한마디가 있다. 이기려면 지는 법부터 먼저 배워야 한다. 나는 주식을 하면서 들어갈 때 이기는 마음이 아닌 잘못됐을 때 질 마음의 준비부터 먼저 한다. 나는 운 좋게 짧은 시간 안에 큰 수익을 낼 수 있었지만 사실 엄청난 고수가 아니라 10번 매매하면 3~4번은 바로 물린다. 그러나 나는 처음부터 주식을 사면 적어도 며칠은 물릴 거라고 예상하고 그걸 감당할 자신이 있을 때만 들어간다. 주식 투자로 실수를 해서 큰 손실을 보았다면 외면하지 말고 용기있게 자주 볼 줄 알아야 한다. 우리는 완벽하지 않고 우리의 매매도 완벽하지 않다 그러니 져도 괜찮다. 스스로 감당할 수 있는 패배라면 투기가 아닌 투자자로서 좋은 경험을 해 본 것이기 때문이다. 

모든 것에는 시간이 필요하다. 나 스스로 매매가 늘고 투자자로서 좀 성숙해졌다고 느낀 시점은 3년 넘게 시행착오를 거친 후, 즉 4년째부터 나는 하루 8시간씩 5년 간 꾸준히 주식 공부를 했다. 이를 계산하면 1만 4천 시간이 넘는다. 나 스스로 매매가 좀 늘었다고 느낀 시점이 4년 차이니 시간으로 보면 대략 주식공부를 한지 1만 시간이 넘는 때였다. 주식투자에서도 1만 시간의 법칙은 통하는 것인가? 나 역시 처음에는 무모한 주식투자가 많았다. 부끄러운 경험이지만 그 과정을 거쳐 지금까지 왔다 이 말은 실패하더라도 꾸준히 공부하고 노력하면 어느 순간 한 수 늘어 있는 본인의 모습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숱한 시행착오를 겪고 스스로 갈증이 생겨 공부를 하게 되고 그렇게 투자를 하다 보면 나도 모르는 사이에 매매법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다

 

"인생도 주식도 결국은 타이밍이다" 

 

 

[천지인 투자법]

나의 투자 노하우인 천지인투자법을 소개하겠다. 천지인에서 천(天)는 하늘의 시간, 지(地)는 땅의 시간, 인(人)은 사람의 시간을 뜻한다. 천을 파악할 땐 현시대를 아우르는 정신이 무엇인지 큰 틀에서 살펴보려고 한다. 세상을 지배하는 키워드 향후 어떻게 세상이 변할지를 파악하는 것이다. 그리고 발전 가능성 있는 산업과 유망한 분야가 무엇인지 조심스럽게 예측한다. 지의 경우 천의 시대적 정신에 부합한 산업 또는 산업군을 분별하는 일이다. 만약 그런 산업이 떠오른다면 그 산업을 뒷받침하는 제도적 장치와 정책 현 시장에서의 보급률이나 기술의 정도 등을 대략 파악한다. 마지막 인은 아무리 산업이 유망하고 세상이 그 방향으로 흐르더라도 대중의 관심이 없다면 주식에서는 말짱 도루묵이다. 따라서 사람들의 흥미와 관심이 그곳을 바라보고 있는지 또는 앞으로 그 방향으로 관심을 가질지의 여부를 살피는 것이다. 그리고 해당 주식의 주가에 그런 분위기가 반영되어 있는지를 기술적으로 분석한다. 바로 여기 인 단계에서 우리와 같은 개미뿐 아니라 기관 외국인 세력까지도 관심을 갖는 매력적인 분야인지 따져봐야 한다. 비록 지금은 큰돈을 못 벌지만 천과 쥐가 받쳐주고 앞으로 대중의 관심이 모일 수 있는지, 그래서 실적이 좋아질 수 있는지를 꼼꼼히 따져본다. 하늘과 땅 그리고 사람의 시간이 맞으려면 기다림이 필요하다. 조직의 세계에서 천지인 중 늘 조급한 것은 사람이다. 그중 나를 비롯한 개미들의 마음이 가장 급하다. 그러나 주식이 시세를 분출하려면 준비과정이 필요하고 때가 되어야 한다. 즉 하늘과 땅의 시간 거기에 사람의 시간 3가지가 일치해야 수개월 또는 수년의 과정 동안 응축해 있던 에너지가 폭발한다.

 

나는 차트를 볼 때 가격을 중요하게 생각하지 않는다. 그 대신 차트에 숨겨진 응축된 에너지가 있는지를 살핀다. 천지인이 때가 와서 시세를 분출할 때 해당 조직이 분출할 수 있는 에너지의 폭발력은 횡보해온 시간과 그 주식이 견뎌야 했던 인고의 정도에 비례한다. 지난 시간 개미를 떨쳐 내려고 노력한 시간과 과정이 길면 길수록, 고행이 깊이가 깊으면 깊을수록 분출하는 에너지가 더 커진다. 예를 들면 2020년 팬데믹 국면에서 무려 10년을 애먹이던 HMM 주식이 폭발했다. 2020년 3월 2100원까지 하락했던 주식이 2021년 5월 5만 천 원까지 치솟아 1년 만에 무려 24배나 폭발했다. 인생도 그렇다. 나의 삶이 지금 내리막이라고 느껴지더라도 실망 말고 에너지를 비축하는 시기라고 생각하자. 오랜 시간 응축된 에너지가 어떤 계기를 만나 얼마나 폭발할지는 아무도 모른다.

 

[천지인투자법 실전예시]

나에게 큰 수익을 안겨다 준 대부분의 주식은 천지인 투자법으로 발굴했다. 이 방법으로 종목을 발굴하려면 먼저 지금 돌아가는 세상의 시대정신과 현재를 관통하는 트렌드를 잘 파악해야 한다. 실전매매 경험을 하나씩 예로 들면서 소개하겠다. 

2021년 한 해 나에게 가장 큰 수익을 안겨준 종목은 에스케이 바이오사이언스다. 내가 이 주식에 관심을 가진 시점은 아스트라제네카, 모더나, 화이자 등 코로나 백신 접종이 국내에서도 시작되었고 금방이라도 코로나 종식될 것 같은 분위기가 조성된 2021년 상반기였다. 2020년 3월 이후 연말까지 주식시장은 백신 개발 기대감에 편승해 활기를 조금씩 되찾았다. 코스피 1400포인트에서 3316 포인트까지 정말 무섭게 치솟았다. 금세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사람들은 코로나 시절 이전으로 돌아갈 수 있다고 기대했다. 그러나 나는 코로나 사태가 안정화된다는 것에 의구심을 품었다. 일단 천지인 중에서 천의 중심인 시대정신을 팬데믹이 아닌 엔데믹으로 잡았다. 그렇다면 엔데믹이라는 시대정신에 맞는 산업은 어디일까? 가장 먼저 떠오른 진단키트주들을 다시 훑어봤다. 시즌을 필두로 2020년 팬데믹 국면에서 가장 뜨거운 주식들이었다. 그런데 진단키트 관련주들의 차트를 살펴보니 이미 힘이 좀 빠진 듯 보였다. 누군가가 고가에서 팔아치운 주식은 그 고점까지 가기가 여간 쉽지가 않다. 그 이유는 누군가는 거기서 팔았고 누군가는 거기에서 샀기 때문에 주가가 다시 힘을 받아 올라간다 한들 물려있는 사람이 많으면 많을수록 던지고 싶은 욕구가 강해진다. 그래서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쉽게 미끄러진다.  모두가 본전이 오기만을 기다리는 주식은 본전까지 다시 오르기가 절대 쉽지 않다.

 

천지인 중에서 지는 국산 백신으로 정했다. 나는 국내 9개 업체 중 국내와 해외에서 대규모 임상을 소화할 만한 역량을 가진 업체는 SK 바이오사이언스라고 생각했다. 이때는 국산 백신의 필요성이 한층 부각되던 시기였고 정부가 다양한 정책적 지원을 쏟아내고 있었다. 마지막으로, 인의 단계로 나는 SK 바이오사이언스 차트 분석에 들어갔다. 상장 이후 하락, 그 후 반등하는가 싶더니, 4개월 정도 횡보, 박스권을 유지하며 개미들을 힘들게 하는 중이었다. 개미의 물량을 털어내는 작업으로 보였다. 

내 눈에는 그런 차트의 모습이 앞으로 상승하기 위한 에너지를 비축하고 개미의 물량을 털어내는 작업으로 보였다. 결국 나는 15만 원에서 16만 원 구간에서 주식을 집중 매수했고 이후 주가는 두 달 안에 장중 최고 36만 원까지 크게 상승했다. 나는 어깨쯤 되는 29만 원에서 30만 원 부근에서 전량 매도함으로써 큰 수익을 실현했다. 

 

천지인 투자법 요약

천(天) : 현 시대를 아우르는 키워드와 시대정신을 큰 틀에서 살핀다.

지(地) : 시대정신에 부합한 섹터 산업군을 골라낸다.

인(人) : 투자자들의 기대와 관심이 그곳으로 몰려 있는지 확인한다.

대중들의 흥미와 관심이 지금 어느 곳을 향해 있는지 알아차리는 사람이 큰 수익을 거둔다.

 

7. 가격보다는 추세를 읽어라

사람들은 주식을 볼 때 주로 현재의 가격부터 보려는 것 같다. 그러나 나는 어제오늘의 주가나 등락을 보는 대신에 그 안에 숨겨진 흐름과 어떤 에너지가 있는지를 보려고 더 노력한다. 처음 어떤 주식을 만나 흐름을 파악할 때는 단기분봉이나 일봉보다는 주봉과 월봉을 펼쳐 놓고 과거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이후 얼마의 조정을 거쳤는지 바닥에서 어떤 힘으로 올라왔는지 추세와 기운을 파악한다

나는 주식에도 기운이 있다고 믿는다. 이평선이 역배열이라는 이야기는 거기에 들어간 개미들 대부분이 물려 있다는 뜻이고 승리의 기운보다는 패배와 손절 절망 등 부정적인 감정이 가득하다는 의미다. 물론 그런 것들을 이기고 역배열을 정배열로 돌리면서 강한 에너지와 시세를 분출하는 기업들도 있다. 그러나 우리는 기다릴 시간도, 투자금도 한정적인 개미 투자자에 불과하다. 따라서 마음 편히 투자하고 싶다면 일봉이라도 이평선 정배열를 만들었거나 활기가 가득한 물린 사람보다는 새로 들어와 스윙 낸 사람이 어느 정도 있는 주식이 스윙으로 시세를 내고 입절하기에 적합하다.

 

아무리 좋은 주식, 애정과 관심을 쏟은 주식이라도 이미 시세를 주었고, 추세가 깨졌다고 보이거나 흐름이 바뀔 거란 판단이 들면 과감하게 익절하고 나와야 한다. 주식을 하면서 끝까지 먹겠다는 생각은 위험하다. 어느 정도 수익을 냈다면 큰 욕심을 접고 나올 줄 알아야 한다. 나는 생선 대가리는 세력 형님들 몫이지 내 몫이 아니다라는 생각으로 매매를 한다

힘없는 개미가 형님들과 나란히 앉아 음식을 끝까지 다 먹으려고 하면 분명 탈이 난다. 주식 상승의 끝은 개미가 예측할 수 있는 영역이 아니다. 어느 정도 이익을 냈다면 과감히 일어서는 절제가 필요하다. 그러나 때때로 저 추세가 깨지기 전까지 한번 같이 가보겠다는 배짱도 동시에 필요하다.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매도가 항상 어렵다. 빨리 팔아도 후회 늦게 팔아도 후회다. 그래서 100% 완벽한 매도는 없다. 따라서 어느 정도 자신과 타협해서 매도 기준을 잡아야 한다.

 

8. 주가 사이클의 속성 9대 3의 법칙

나는 1년 가운데 주식이 강한 시세를 주는 시간이 3개월 이라고 생각한다. 12 개월 중 3 개월은 강한 시세를 뿜어내고 나머지 시간은 횡보, 하락한다. 일명 9 대 3 의 법칙이다. 상승하는 사이클에도 강하게 시세를 주는 시간은 4분의 1 정도이고, 나머지 시간은 횡보와 조정의 시간들이다. 나는 기본적으로 주식이 강한 시세를 내는 1년 중 3개월 월봉상 장대양봉 한두 개를 노리며 시세를 내는 편이다. 아무리 좋은 주식도 강한 상승을 주면 조정이 따르게 마련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횡보가 끝나고 상승이 임박해 있거나 이미 약간의 상승이 시작된 시점에 들어가서 가장 강한 수세를 주는 1개월에서 3개월까지만 취하고 던지는 스나이퍼 매매로 수익을 낸다. 요점만 간단히 얘기하면 달면 삼키고 쓰면 뱉는다. 주식의 사계절에서 가장 화려한 3개월은 취하고 나머지 고통의 9개월은 되도록 피하는 것이다. 그 시간엔 꿀벌마냥 다음에 꽃피울 종목으로 이동한다. 이게 말은 쉬운데 또 말처럼 쉽지가 않다. 내가 그 화려한 삶 3개월을 함께 하려면 그전에 쓰디쓴 1 개월을 미리 들어가서 견뎌내야 하기 때문이다. 오를 주식 중에는 시련 없이 쉽게 출발하는 주식은 없다. 

신나게 막판까지 흔들고 개미들을 털어야 주식 기차가 비로소 출발한다. 그래서 주식과 인생이 참 많이 닮았다. 인생도 크게 출발하기 전에 항상 시련부터 찾아온다. 큰 돈이 들어오려면 그전에 반드시 역경과 역량을 시험하는 시기가 온다. 이를 이겨내면 인생도 조직도 그때부터 상승이 시작된다. 나는 어떤 주식이 급등을 하면 상승 이전에 어떤 과정을 거쳤는지부터 꼭 살펴본다. 과정 없이 올라간 주식은 길게 가지 못한다. 나처럼 모멘텀에 따라 중기 스윙을 하는 투자자라면 그 하락의 끝에서 상승으로 돌아서는 사이클을 이해하고 투자해야만 투자 기간과 수익을 극대화할 수 있다. 

 


[스윙 트레이더의 스나이퍼 매매법]

스나이퍼는 방아쇠를 당기는 순간 자신의 위치가 노출된다. 스나이퍼는 찰나의 순간 단 1발을 쏘기 위해 며칠씩 기다리기도 한다. 나는 분산투자보다는 집중 투자를 한다. 자금을 많이 갖고 있는 분들이라면 분산투자 방법이 유용할 수 있다. 그러나 애당초 빈손에 가까웠던 나는 주식투자 리스크를 헷지하고 할만한 자금이 없었다. 인생은 선택과 집중이라고 했다. 1년에 적어도 1억 이상의 수익을 올리고 수년 안에 집을 사기 위해 한 번에 한 종목씩만 매매하며 집중했다. 

나의 성격, 자금 상황 라이프스타일을 모두 고려해 한 번에 한 종목을 골라 원샷 원킬이라는 스나이퍼 매매가 그렇게 만들어졌다. 넉넉지 않은 투자금을 집중해서 짧으면 2,주 1달 길면 6개월 정도 지켜보다 주식이 에너지를 분출할 때 시세를 타고 수익을 낸다. 나는 이 방법이 가장 마음이 편했고 결과도 좋았다. 어떤 종목이든 패턴이 있다. 그 패턴에서 벗어나면 변화가 임박했다는 신호인데 주식투자자라면 이 사실을 항상 기억할 필요가 있다. 나는 개별 종목에서 빠르게 1~3개월간 시세가 날 때에만 수익을 내고 버리는 전략을 택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장기 이평선들이 역배열에서 정배열로 바뀌는 구간에서 물량을 대량으로 매수하고 들어간다. 그리고 정배열에서 분출하는 시세를 취하고 한꺼번에 던지는 스나이퍼 매매로 수익을 낸다. 예를 들어 아모레퍼시픽 일봉을 살펴보자. 나는 역배열 구간에서 15만 원 이하로 들어가 정매율로 바뀌는 20만 원대 구간에서 3억의 수익을 냈다. 그러나 썩 만족할 만한 매매는 아니었다.

 

9. 이평선들이 모여 있는 부분

이평선이 모여 있을 때 아래에서 위로는 강력한 저항선이 되고 위에서 아래로 돌아 올 때는 강력한 지지선이 된다. 힐라홀딩스는 팬데믹 상황임에도 불구하고 미국 자회사의 골프 매출이 폭발하면서 5~6월 두 달간 큰 시세를 주었고 이평선들이 부분 역배열에서 정배열로 바뀌었다. 주식투자에서 이평선을 읽는 것도 중요하지만 앞으로 이평선 배열이 어떻게 바뀔 것인가를 끊임없이 상상하면서 투자를 해야 도움이 된다.

평선은 과거 가격들의 평균이다. 주식이 떨어지면 이평선이 고개를 쳐박고, 주식이 오르면 역배열은 정배열로 바뀐다. 한편, 이미 정배열이 되고 이평선이 벌어졌다는 건 가격이 올랐다는 뜻이다. 주식 투자의 목적은 수익인데, 정비열된 주식이 나아가 이격까지 벌어졌다면 이미 시세가 나온 경우가 많다. 물론 정비열 상태에서 폭발하는 주식에 눌림목을 노리는 기법도 있다. 이런 매매는 하지 않는다. 이미 시세가 났으니 큰 물량으로 한꺼번에 들어갔다가 자칫 크게 물릴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되도록  한번에 싼 구간을 노려서 대량으로 들어갔다가 비싸게 팔고 나오는 전략을 선호한다. 나는 주식을 하면서 늘 명심했던 매수원칙 하나는 이미 오른 주식, 비싼 주식, 급등해서 시세가 나온 주식은 아무리 달콤한 장밋빛 미래로 손짓을 해도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건드리지 않았다. 물론 이미 오른 주식이 더 오를 수도 있다. 

가는 놈이 더 간다는 주식 격언도 있지 않던가. 다만 오른 주식은 그만큼 크게 떨어질 확률이 높다. 나는 한 번 들어가면 전 재산을 넣는 스타일이기 때문에 상방은 올라서 제한적인데 하방은 크게 열려있는 주식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건드리지 않는다. 이렇게 하면 아무리 장대 양봉으로 유혹하더라도 절제할 수 있다. 어쩌면 내가 전 재산을 걸고 5년간 투자하면서도 망하지 않고 살아남은 가장 큰 이유는 오른 주식은 건드리지 않았고 승부를 걸 만한 구간과 가격에서만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이미 오른 주식이 더 갈 수도 있지만, 이미 오른 조식은 내 것이 아니라는 생각으로 매매를 한다면, 다 물리거나 하루 아침에 원금을 모두 날리는 거지가 될 일은 없다. 


스나이퍼는 총알을 함부로 사용하지 않는다. 그렇다면 승부는 언제 어떤 상황에서 걸어야 할까? 내가 승부를 거는 구간은 해당 주식이 매력적으로 보이고 주가가 하방은 경직되고 상방이 열려 있는 구간이다. 하방이 경직됐다는 건 행여 주식이 그 수준 이상 떨어지면 개미인 나도 마이너스지만 세력들도 마이너스가 나는 구간이다. 이미 오른 조식은 떨어져도 늦게 진입한 개미들은 마이너스지만 이미 충분히 시세가 나왔기에 오랜 기간 매집한 세력들은 언제 팔아도 수익 구간이다. 이런 구간에서는, 나는 사는 순간 물려서 못 나갈 수 있지만 그들은 언제든지 팔고 나갈 수가 있다. 따라서 나는 들어가는 순간 스스로를 불리한 환경에 몰아넣고 어려운 승부를 해야 한다. 반대로 주가가 떨어지면 나도 마이너스 수익이지만 세력들도 마이너스인 구간이라면 그리고 그 종목의 미래가 밝다면 세력들도 그 종목을 버리는 게 아닌 이상 그 상황에서는 일정 수준 이상 가격을 떨구기가 힘들다. 그런 구간이라면 나는 자신 있으면 더 떨궈보든가 라는 생각으로 모든 걸 걸고 투자한다.

 

언제 살 것인가에서 차트는 기본적인 기초 변수 중 하나다. 더 중요한 것은 천지인투자법에서 소개했듯 현재 시장의 상황과 현재 종합지수, 현재 산업이 속한 해당 섹터도 파악을 해야 한다. 그런 후에 차트를 보고 최종 판단을 내린다. 스나이퍼가 총알을 언제 쏠지 결정하는 일은 목숨 걸고 하는 일이다. 단순히 차트만 보고 들어갈지 말지를 결정해서는 안 된다.

 

10. 개미의 반대편에 서라

대부분의 개미들이 주식시장에서 수익을 내는 대신 손해만 보고 떠난다. 결국 주식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아 본전이라도 하는 개미는 상위 10% 남짓, 게다가 큰돈을 버는 개미는 정말 극소수다. 나 역시 개미투자자지만 특히 매수를 할 때면 개미의 반대편, 즉 큰 손이나 세력 입장에서 주식을 보려고 노력한다. 만약 내가 세력이거나 큰손이라면 어떻게 해야 개미들의 마음을 고생시키고 어떻게 주가를 운전해야 개미들이 고통스러워 할지를 상상하는 것이다. 결국 주식은 누군가 비싸게 사서 싸게 팔아 손해를 보고 다른 누군가는 싸게 사서 비싸게 팔아 수익을 내는 게임이다. 개미들이 버티고 버티다가 지치고 힘들어 손절하며 떠나는 순간이 저점일 확률이 높고 나는 그때까지 기다렸다 매수를 한다. 특히 주가가 속절없이 무너지고 공포가 가득함에도 누군가 물량을 사는 형국이라면 물량을 받아내는 보이지 않는 힘이 느껴지면 나는 개미가 아닌 그들의 편에 서려고 한다. 나는 조정하는 주식을 매수하려고 지켜볼 때엔 차트상으로 공포의 감정이 지나갔는지를 살핀다. 다들 바닥이라고 생각해 그마저 손절하고 반대매매가 휩쓸고 지나가는 구간 그리고 그 물량을 누군가 받아서 스멀스멀 천천히 올라오는 구간 말이다. 

 

실전 스나이퍼 매매 사례 1 - 크래프톤
크래프톤 주식은 상장 직후 따상은 커녕 공모가에도 못 미친 당일 48만 원으로 시작했다. 그리고 3일간 속절없이 40만 2천원까지 밀렸고 나는 이를 숨죽이며 지켜봤다. 저점인 40만 2천원에서 반등하는 것을 확인 후 42만 원 43만 원 구간에서 현금과 신용을 사용하여 12,600주를 매수했다. 언론은 연일 크래프톤 고평가 논란, 따상 실패, 중국 게임 제재 등의 악재들을 한꺼번에 쏟아냄으로써 공포가 극에 달해 있었다. 단순하게 생각해서 매출과 영업이익만 봐도 다음 분기는 전분기보다 나을 것이고 내년이 올해보다 나을 것이라 판단했다. 호가창으로 지켜보다가 42만 원 라운드 피겨 부분의 매도 물량 벽을 강한 매수로 소화하면서 올라가는 걸 확인하며 배팅했다.

 

주식 세계에서는 1억의 공포를 이기면 1억의 수익이 오고, 10억의 공포를 이겨내면 10억의 수익이 따라온다는 말이 있다. 남들이 공포에 떨 때 용기를 내려면 군중과 함께 휩쓸리면 안 된다. 크래프턴처럼 이번 분기보다 다음 분기가 더 촉망되는 기업이라면 베팅할 가치가 있다고 생각한다. 나는 기본적으로 스토리가 있는 종목 스타가 될성 싶은 떡잎이 보이는 종목에 끌린다. 크래프톤이 큰손 기관 외국인도 충분히 매력을 느낄 만한 종목인가 나의 대답은 그렇다였다. 나는 조용히 숨죽인 채 크래프톤 주가가 떨어지기만을 기다렸고 타점이라고 생각한 12만원 구간에서 12,600주 방아쇠를 당겼다. 실체가 있는 기대감과 실체가 없는 공포, 이를 포착하면 그게 주식시장에서 돈이 된다. 나는 크래프톤 매수에 들어갈 때 만약 판단이 틀렸다면 3억 정도는 얻어맞겠다고 마지노선을 정하고 들어갔다. 나는 3억 손실 가능성의 공포를 이겨내고 10억의 수익으로 맞바꿨다.

 

실전 스나이퍼 매매 사례 2 - 코오롱 인더스트리 

코오롱 인더스트리 이야기다 2021년 5월 6만 원에서 6만6천원 구간이었다. 타점이 왔다고 판단해 현금과 신용까지 더해서 매수를 했다. 그러나 주가가 오르지 못하고 밀리기 시작했다. 일봉상에서 60일 이평선을 5일선이 깨는 듯한 흐름이 나왔다. 차트나 이평선만 보고 매매하는 분들이라면 손절을 하는 상황이었다. 나 또한 물려 있었지만 주봉, 월봉으로 큰 그림을 보며 스스로를 위로했다. 나는 코오롱 인더스트리의 분봉, 일봉의 공포를 이겨냈고 한 달이라는 짧은 시간 동안 큰 수익을 낼 수 있었다. 눈앞에 보이는 부진함에 겁먹지 말고 조금 여유를 갖고 길게 보려는 노력이 주식투자에서도 중요하다.

 

11. 흐름을 타는 법 

나는 정말 주식 실력이 있는 걸까? 가끔 이런 생각을 한다. 나는 그저 개미치곤 멧집과 배짱이 좀 더 있었던 것 같다. 존버-버티기를 잘하는 편이다. 그렇다고 무턱대고 버티는 건 아니다. 내가 투자한 기업의 전망이 좋아질 거라는 믿음 그리고 지금 시세에 변화는 분명 누군가 의도한 거라고 판단이 설 때 버틴다. 일단 주식을 샀으면 그 다음엔 잘 붙잡고 있다가 수익을 내야 하는데 이게 말처럼 쉽지가 않다. 제아무리 우량한 주식이라도 편안한 모습으로 평탄하게 오르지는 않는다. 수많은 파도를 만들면서 올라간다. 일반적으로 주가는 10% 정도 수익이 난 후에는 몇%의 조정이 찾아온다. 심한 경우 10%를 올리고 다시 10%를 내렸다가 올라가는 주식들도 많다. 내가 매수한 주식이 올라 수익이 난 경우엔 글라이더가 바람을 타고 흐름에 몸을 맡긴 채 날아간다는 생각을 한다. 주식에서 가격만 쫓다보면 흐름을 놓치기 일쑤다. 따라서 주식 투자자는 가격 대신 흐름에 더 민감하고 예민해야 한다.

 

태풍은 예고 없이 갑자기 찾아오지 않는다. 태풍이 오기 전 바다는 평소와 다른 미묘한 모습을 보여주는데 이런 바다의 변화를 알아채려면 평소 바다의 모습 파도와 바람의 세기를 알아야 한다. 내가 다행히 주식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유는 큰손들이 시세를 움직이고 추세를 만드는 의도를 차트로 알아채며 그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으로 함께 투자하기 때문이다. 개미가 돈을 벌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당연히 그들과 같은 방향에 서서 그들 입장에서 시장을 바라봐야 기회가 생긴다.

 

12. 수익은 자신이 감내한 공포와 고통의 크기와 비례한다

주식에서 내가 얻은 수익은 그간 내가 시장에서 마주한 공포의 크기와 비례한다. 큰 수익을 내기까지 얼마나 많은 공포와 마주했으며 이를 극복했는지 사람들은 모른다. 내가 그 안에서 몇 번을 울고 고통스러워 했는지는 관심 밖이다. 온통 누군가 번 돈의 크기만을 궁금해한다. 다시 말하지만, 아픈 만큼 성숙하고 이겨낸 고통만큼 돈을 버는 곳이 주식 세계다. 스스로 공포를 이겨내는 훈련이 되어 있어야 시련이 와도 수익이 난다. 공짜로 버는 돈은 없다. 내가 1억으로 투자를 할 때 3천만 원 손실을 마지노선으로 정했다. 만약 한 번에 매매로 3천만 원을 잃는다면 1년간 열심히 노동으로라도 메워야 한다고 다짐했다. 투자금이 10억일 때는 1억원의 손실을 마지노선으로 급기야 투자금이 30억이 되었을 때는 3억 원을 손실 한도로 정했다. 나는 1억을 투자하면서 수익을 낼 때는 5천만 원에서 1억을 벌고, 손실은 3천만 원 이내로 끊어냈다. 10억을 투자하면서 벌 때는 2억, 3억, 5억을 벌고, 손실은 1억 이하로 끊었다. 또 30억으로 투자할 때는 5억, 10억을 벌고, 손실은 3억 이하로 끊었다. 손실을 3억 이하로 끊는다는 기준을 세우긴 했지만, 나도 3억이 얼마나 큰돈인지 누구보다 잘 안다. 하지만 잃지 않고 벌기만 하는 투자는 세상에 없다. 그것이 주식투자의 현실이라면 기꺼이 받아들여야 한다. 

13. 손절도 매도다

익절도 어려운데 손절은 더 어렵다. 손실을 인정하고 확정해야 하는 손절은 매도 중에서 가장 어렵다. 패자가 된다는 건 상상만으로도 끔찍한 일이다. 그러나 전장이든 시장이든 승자만 존재할 순 없다. 나의 경험뿐 아니라 주식 시장에서 오래 살아남으려면 손절을 잘해야 한다. 주식 시장에서는 손절의 달인들이 결국 살아남는다. 카지노 게임에서 돈을 따는 원칙은 크게 두 가지다. 첫째, 손실은 적게 수익은 크게, 수익이 나면 멈추고 일어서라. 주식에서 수익을 내는 원칙도 똑같다.

조지 소로스는 이런 말을 남겼다. 맞추고 틀리고가 중요한 게 아니라 맞췄을 때 얼마를 벌고, 틀렸을 때 얼마를 잃었는지가 더 중요하다. 주식 투자의 핵심은 바로 이것이다. 벌때 크게 벌고 얻어터질 때는 적게 잃는 것, 승부를 완성해주는 자기관리. 비록 실패했더라도 자신을 의심하지 마라. 진검 승부가 끊임없이 펼쳐지고 반복되는 곳이 주식시장이다. 그리고 이곳에선 때때로 나 자신에 대한 의심이 피어오르기도 한다. 이게 맞나? 이 길이 맞나? 손실이 나더라도 때로는 손실을 확정하더라도 자기 자신을 의심하지는 말자. 그런 투자 결정을 내린 자신이 밉고 또 속이 상해도 비록 손절이 나가더라도 최선을 다했다면 된 것이다. 내가 나를 믿지 않으면 세상 누구도 나를 믿어주지 않는다. 기법은 그때그때 상황에 따라 변한다. 그러나 투자 철학과 자기 자신에 대한 믿음은 항상 굳건해야 한다. 넘어지면 다시 시작하면 된다. 다만 시간이 필요할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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